|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세상을 구경하고 싶다면, 그리고 서민들의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시장에 가보는 것만큼 빠른 방법이 없다. 특히 이색적인 시장의 경우는 구경거리만으로도 재미가 남다르기 마련이다. 황학동 시장은 바로 그런 신기한 세상 중 하나이다.
|
|
 |
1,000원짜리 장신구부터 100만 원짜리 골동품까지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도심 속의 만물시장. 국보나 보물이 아닐까 하고 착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고물들이 널려 있는 곳. 심지어는 리모콘 부서진 것까지도 팔고 있는 거리.
황학동 시장은 흔히 만물시장, 벼룩시장으로도 불리고, 골동품시장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바로 ‘도깨비’시장이라는 표현일 것이다. 쓸모 없을 것 같은 시골 한옥 문짝 두 개가 28만원에 팔리고, 기억 속에 묻혀 가는 엿장수 가위가 유치원 교육용으로 1만원에 팔리는 곳. 한켠에선 뱀 장수가 살모사 목을 잡고 목청을 돋우고, 또 한켠에선 말을 못 하는 장애인 할아버지가 처음 선뵈는 마술 장난감 묘기로 구경꾼들을 모은다. 007 가방 하나가 장사 밑천인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곳이 바로 황학동 시장인 까닭이다.
500여 점포가 밀집해 있는 황학동 시장은 복잡한 길가를 따라 전국에서 모인 것 같은 사람들이 집에서 쓰던 물건이나, 재고의 상품, 심지어는 백화점에서 파는 상품까지, 온갖 물품들을 모아놓고 있다. 어린이 문구, 골동품, 고서화, 나침반, 옛날카메라, 공구, 향수, 화장품, 커피, 수저, 우표, 옛날돈, 여행용품, 이발기구, 부처상, 양말, 의류, 악세서리 등 중고품부터 신품까지 정말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풍물관광도 겸하고, 값싸게 물건도 구입할 수 있다.
때문에 이곳은 인테리어 소품을 구하는 사람. 카페 경영주, 학생, 골동품 수집가. 그리고 외국인들이 주로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인기 있는 품목은 단연 외국산 인테리어 소품들이다.
그밖에도 큰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온갖 종류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있다. 최신형 제품을 시중가의 30∼40% 이상 저렴한 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볼수록 탐나는 골동품도 있다. 잘만 고르면 가보로 물려줄 만한 제품도 고를 수 있고 한국의 옛사람들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황학동에서의 가격은 그 날 그 날에 따라 형성된다. 골동품의 경우 외국의 골동품 시장에 민감히 반응한다. 오래 된 물건이면 무엇이든 상품으로 변하기 때문에 흥정 실력에 의해 싸게, 혹은 터무니없이 비싸게 살 수도 있다.
또한 황학동을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서는 넓은 시장을 여유 있게 속속들이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만약 당신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거리의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좌판에서 아프리카에 가져온 수입 민예품과 각종 수입 소품류(2∼4만 원선), 외국 벼룩시장 못지 않은 가죽옷과 중고 청바지(1만∼13만 원선) 등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황학동 시장 중간 골목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곱창집 역시 황학동에 가면 반드시 맛보아야 할 음식인데, 돼지의 창자를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불판에 구워 먹는 곱창은 색다른 맛을 전해 줄 것이다.
가볼 만한 상점들
바이킹
웨스턴 소품을 주축으로 다양한 인테리어 상품을 파는 곳. 1,000원 짜리 소품에서부터, 심지어 정조대까지 판매한다.
영업시간 10:00∼20:00
전화 02-2233-5568
만물사
모든 물건이라는 뜻의 ‘만물’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거의 없는 물건이 없다. 오리지날 코카콜라 병까지 구할 수 있으며, 3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곳으로 유명하다.
영업시간 10:00∼20:00
전화 02-2233-9967
올드 하우스
손질만 잘하면 연주도 가능한 오래된 악기들이 가득한 곳. 그밖에 인테리어 상품도 판매한다.
영업시간 10:00∼19:00
전화 02-2234-4345
민속골동
황학동을 대표하는 골동품 상점. 오래된 문짝과 도자기 놋그릇 등이 눈에 뜨이며 고미술품도 발견할 수 있다.
영업시간 10:00∼20:00
전화 02-2234-4646
청원 레코드
지금은 거의 사라진 LP 레코드판만 판매하는 곳으로, 기억 속의 명반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영업시간 10:00∼20:00
전화 02-2236-0747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4번 출구로 나와 중앙시장 방면으로 도보로 약 10분
|
|
|
|
|
|
| 2001-07-29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