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혼인은 개인의 결합이기보다는 가족적 결합의 의미가 강하게 나타나는 사회였다. 또한 전통적으로 중국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의 전통 혼례는 의례 자체를 중요시하고 격식과 절차가 복잡했다.
혼인식 전
한국의 결혼풍습은 먼저 양가가 중매인을 통해 상호의사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양가가 중매인으로 하여금 혼인의 의사를 전하고 여자 쪽의 허가를 기다린 다음, 처음으로 신랑 측 혼주가 신부집에 편지를 보낸다. 이러한 절차를 ‘사주단자’보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주를 받은 신부집에서는 신랑집에 결혼 날짜를 택일하여 택일단자를 보낸다. 이것을 ‘날받이’라고도 한다.
택일단자가 들어오면 신랑집에서는 신부집에 예물을 보내게 된다. 이를 함에 넣어서 보내게 되는데 함은 흔히 ‘함진애비’라 해서 하인에게 짊어지게 하여 초행 전날 보내게 된다. 오늘날에도 저녁 무렵 함을 짊어진 신랑의 친구들이 연신 ‘함 사세요’를 외치며 청사초롱을 들고 골목길을 누비기도 한다. 한편 함을 받는 사람은 신부의 어머니나 복많은 여인이 받아 절을 한다. 그리고 함진애비를 후하게 대 접하여 보낸다.
혼인 당일
한국 전통혼례에서 혼례식은 보통 신부집에서 치러졌다. 혼인당일 신랑과 그 일행이 신부집에 가는 것을 초행걸음이라고도 한다. 신부 집을 들어설 때, 부정을 퇴치하는 뜻에서 짚불을 놓아 신랑이 그것을 넘어가도록 한다.
신랑이 신부집에 들어가면 신부집에서는 미리 대문 안 적당한 곳에 멍석을 깔고 병풍을 두른 앞 에 작은 상을 놓고 상위에 붉은 보자기를 덮어놓는다. 신랑이 신부집에 들어오면 전이곳에 안내된다.
신랑이 전안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상위에 들고 온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놓고 가볍게 절을 한 다음 일어서서 네 번 큰 절을 한다. 신랑이 절을 하는 사이에 신부의 어머니는 기러기를 치마로 받아들고 신부가 있는 안방으로 던진다. 이 때 나무로 만든 기러기가 누 우면 첫 딸을 낳고 일어서면 첫 아들을 낳는다고 전한다. 이와같이 의례는 기러기와 같이 의리를 지키겠다는 서약의 뜻을 지닌다.
혼인식
신랑은 대례상 앞으로 안내되어 동쪽에 서면 신부는 원삼을 입고 손을 가린 한삼으로 얼굴을 가린 채 결혼식날 신부를 부축하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여인의 부축을 받아 신랑과 마주선다. 신랑 신부가 마주서면 먼저 신부가 두 번 절하고 답례로 신랑이 한 번 절한다. 다시 신부가 두 번 절하면 신랑은 답으로 한 번 절한다. 절을 하는 상 위에는 촛대, 송죽, 장닭, 쌀, 밤, 대추, 술잔 등이 놓여진다.
절이 끝난 후 신랑과 신부는 서로 술잔을 나눈다. 신부의 절을 도와주던 여인네가 상에 있는 표주박 잔에 술을 따라 신부에게 주어 약간 입에 대었다가 다시 받아서 신랑에게 주면 받아 마신다. 답례로 신랑측이 다른 표주박에 술을 따라 신랑이 입에 대었다가 신부에게 주면 신부는 입에 대었다가 내려놓는다. 이렇게 두 번 반복한 후 셋째잔은 서로 교환하여 마신다. 이는 술을 교환하여 하나가 된다는 의식이다. 즉 지금까지 속해 있던 사회적 관계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다.
혼인식 이후
저녁때가 되면 신방을 꾸미는데 신부집 안방을 신방으로 하거나 더 나은 방이 있으면 그곳을 신방으로 쓴다. 신랑이 신방에 먼저 들어가 있으면 혼례복을 입은 신부가 들어온다. 이어 주안상이 들어오는데 이 상에는 술과 간단한 안주를 놓는다. 주안상의 술을 나눈 다음, 신랑은 신부의 족두리와 예복을 벗긴다. 족두리는 반드시 신랑이 풀어주어야 한다. 이 때 '신방지킨다' 혹은 '신방 엿보기'라 하여 가까운 친척들이 신방의 창호지를 뚫어 엿보는 풍습이 있었다.
폐백
혼인식이 끝나면 신랑은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으로 간다. 신부가 시부모와 시가 사람들에게 절을 하는 것으로 '폐백'이라고도 한다. 신부집에서 장만해온 닭찜, 안주, 밤, 대추, 과일 등을 상위에 차려놓고 술을 따라 올리며 시부모에게 절을 한다. 시댁 어른들은 절을 받으면서 예물을 주거나 대추나 밤을 치마 밑에 넣어주면서 축원을 한다.
이후 신부는 시집에 와서 생활하다가 처음으로 친정에 갈 때까지가 전통혼례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근대이후 한국에 서구 문화가 들어오면서부터 거의 모두가 서양식 의식에 의한 혼례를 행하게 되었고, 혹 전통적인 옛날의 의식을 답습하는 혼례라 하더라도 많이 간소화되었다.
하지만 서양식 의식으로 결혼식을 하더라도 폐백행사만은 전통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혼례를 볼 수 있는 곳
장소 한국의 집 가는 곳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 기 간 월요일, 금요일 13:30 (2001년 11월 30일까지) 관람료 무료 문의 02-2266-9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