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화엄사는 오랜 역사와 명성을 이어온 천년고찰이다. 그 규모가 수백 간에 이르는 장엄하고 웅장한 풍모와 유서 깊은 국보급의 문화재들을 품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찰로 손꼽힌다. 대웅전에서 각황전에 이르는 108계단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자취가 묻어 있어 가히 화엄사의 명성을 짐작케 해준다.
신라 554년(진흥왕 5)에 인도의 승려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사는 화엄경의 '화엄' 두 글자를 따서 명했다 한다.
화엄사는 대한 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로, 경내에는 각황전, 석등 등을 비롯한 국보 4점과 보물 5점 등 유서 깊은 문화재가 풍부하여 일명 '문화재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진다.
670년(신라 문무왕 10)에 의상대사가 이곳을 화엄10찰의 종찰로 삼아 전교하였으며, 지금 각황전 자리에 3층 석조 법당인 장육전을 세우고 사방벽에 '80화엄경'을 돌에 새겼다고 하는데, 이때 비로소 화엄경 전래의 모태를 이루었다고 한다.
신라 경덕왕 때 전성기를 맞으며 8원 81암자의 가람이 들어 찬 화엄불국세계를 이루었고, 신라 말기에 도선국사가 중수하였으며, 고려시대에 네 차례의 중수를 거쳐 보존되어 오다가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 그 후 1630년(인조 8)에 벽암대사가 크게 중수를 시작하여 7년만에 폐허가 된 화엄사를 다시 일으켰다.
신라의 고승인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화엄경을 강의하였고, 신라 말기의 대 문호인 최치원은 화엄사와 관련된 많은 문집을 남겼다. 이외에도 도선국사, 자장법사 등 많은 고승대덕들과 선인들이 이곳 화엄사에 머물렀었다.
대개의 절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가람을 배치하지만 화엄사는 각황전이 중심을 이루어 비로
자나불을 주불로 공양하는 독특한 가람배치 양식을 보이고 있다.
주요문화재로는 석등, 사사자삼층석탑, 각황전, 동오층석탑, 서오층석탑, 원통전전 사자탑, 대웅전 등이 있고, 부속 암자로는 구층암·금정암·지장암이 있다.
한편 하동에서 화엄사에 이르는 19번 국도변(약 35㎞)에는 벚꽃나무가로수가 길게 나 있어 매년 4월 벚꽃이 만개할 때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펼쳐진다. 또한 인근에는 섬진강매화마을, 고소성 군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 쌍계사 등 많은 관광지가 있어 수많은 상춘객이 몰리는 곳이다.
화엄사 동오층 석탑
보물 제132호. 서오층석탑이 이중기단에 화려한 조각이 돋보이는 데 비해 동오층석탑은 단층기단에 아무런 장식도 없이 수수하다. 5층의 높은 석탑이면서도 기단을 단층으로 하고, 각 부재도 세부적으로 간략하게 처리하여 무척 섬약해 보인다. 서오층석탑과 마찬가지로 9세기 무렵에 축조된 것으로 짐작된다.로 지정돼 있다.
화엄사 서오층 석탑
보물 제 133호. 서오층석탑은 이중기단 위에 5층의 탑신부를 얹어 석탑의 기본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으나, 상층기단과 하층기단, 1층 몸돌에 불교의 외호적 성격을 지닌 십이지상·팔부중상·사천왕상을 차례로 조각하여 장식적인 측면을 더하고 있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한 돌이며, 몸돌에는 층마다 우주를 모각하였으며, 1층 몸돌 각면에는 사천왕입상을 각각 하나씩 배치하였다. 고준하면서도 상하의 체감률이라든지 유연한 지붕돌이 잘 조화되어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대웅전
보물 제299호. 조선 중기 이후의 건축물로는 대표적으로 꼽히는 대웅전은 사적기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인조 14년에(1636)재건하였다고 한다. 중앙의 불단 위에는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세 분의 금동불을 丁자형의 처마를 이룬 정교한 닫집 안에 모셨는데, 전체가 매우 장엄하다. 불단의 기둥을 조금 후퇴시켜 예불공간을 넓혔으며, 법단에 봉안된 후 불탱화(1757년)는 비로자나불을 주존으로 모신 비로자나 삼신불화이다.
각황전
대웅전에서 시작된 석축이 직각으로 꺽여 이어진 곳에, 현존하는 우리나라 불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에 속한 각황전이 서 있다. 거대한 규모이면서도 안정된 비례에 엄격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위엄과 기품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빼어난 건축이다. 현재 각황전이 유명한 것은 그 건물의 아름다움과 규모 때문이지만, 예전에 각황전이 유명했던 것은 이 전각 벽면을 돌에다 새긴 화엄경으로 장식했던 때문이었다.
각황전 앞 석등
국보 제12호. 현존하는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서 가장 크며, 세계에서도 가장 크다. 전체적으로는 신라 석등의 기본형인 팔각을 따르고 있으나, 간주석를 장구 모양의 고복형으로 만들어 당시 전라지방에서 유행한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섬세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스케일이 위엄을 느끼게 한다.
영산회괘불탱
국보 제301호. 괘불이란 절에서 야회법회를 할 때 내어 거는 걸개그림을 말한다. 가로 7.76m, 세로 11.95m에 이르는 거대한 화면에 석가모니불과 문수·보현 보살을 중심으로 사천왕과 십대제자, 2구의 분신불, 십장제불 등이 적절하게 배치된 군집도 형식이 영산회상도이다. 전반적으로 늘씬하고 균형잡힌 형태인데다 치밀하게 장식된 꽃무늬와 작고 둥근 꽃무늬는 밝고 선명하며 다양한 색채 등은 17세기 중엽경의 불화에서 보이는 양식적 특징으로 당대의 대표적 걸작으로 평가된다.
사사자삼층석탑
국보 제 35호. 이 탑은 기본적으로 이중기단을 갖춘 삼층석탑의 기본형을 따르고 있으나 상층기단에 해당하는 부분에 독립된 네 마리의 사자를 각 귀퉁이에 앉히고 그 대각선 중앙에 합장한 스님상을 세웠다. 이러한 독특한 형태 때문에 사사자삼층석탑이라 불린다. 석탑의 건립연대는 통일신라 전성기인 8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 이따금 불국사 다보탑의 수법이나 우수성과 더불어 이야기되곤 하는데, 신라시대의 사사자석탑으로는 유일한 예이다.
원통전 앞 사자탑
보물 제300호. 상층기단의 귀퉁이가 네 마리의 사자로 장식되어 사사자삼층석탑을 연상시킨다. 2층 기단 위에 탑신을 얹고 있는 모습의 이형이라 해도 석탑이라 단정할 만큼 모습이 완전히 것이 아니어서 석탑형 건조물, 흔히 노주라고 불린다. 전체적인 수법은 사사자삼층석탑의 선례를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각의 세련됨이 선례에 미치지 못하여 조성년대를 사사자삼층석탑보다 훨씬 뒤인 9세기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리산의 차(茶)
지리산 작설차는 야생 차잎을 채취해 솥에다 볶은 다음 멍석에다 비벼서 만드는 어찌보면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같은 과정이 지리산 잎차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지도 모른다. 은은한 향과 맛은 피를 맑게 해주고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식중독을 막는 등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찾아가는 길 (자가운전) (1) 서울--대전--전주--남원--동림교--송치리 (승사교 앞)--19번 국도--2km--밤재터널--18km--구례읍--서시교 건너 좌회전후 직진 (18번 국도)--화엄사 주차장--2.1km--화엄사 (2) 부산--남해고속도로--120km--하동--19번 국도--36.5km--구례읍--서시교 건너 좌회전 직진 (18번 국도)--화엄사 (3) 광주--호남고속도로--곡성--9.5km--곡성읍--17번 국도--15km--압록--17번 국도--8km--귤규욕--18번 국도--5.5km--구례읍--서시교 건너 좌회전 직진 (18번국도)--화엄사
(현지교통) (1) 남원--화엄사 (30분 간격, 1시간 정도 소요) (2) 구례--화엄사 (20분 간격, 20분 정도 소요) (3) 부산 서부--화엄사 (1시간 간격, 3시간 20분 정도 소요) (4) 광주--화엄사 (9회 운행, 1시간 50분 정도 소요) (5) 전주--화엄사 (20분 간격, 3시간 30분 정도 소요) (6) 여수--화엄사 (5회 운행, 2시간 20분 소요) 입장료 (단체) 어른2,400원 (2,400원), 학생·군인1,600원 (1,300원), 어린이1,100원 (850원) 문의 화엄사 관리사무소 061-782-7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