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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미래가 될 엣지스(EDGES)!
뉴욕 소호의 어느 거리. 평범하여 너무나 무료한, 한편으로는 이룬 것 없이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에 걱정투성이인, 그래서 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설렘 없는 일상을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어느 날 깜짝 놀랄만한 기회이자 유혹이 찾아온다.
바로 ‘엣지스(Edges)’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바(Bar)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평범하지만 좋은 마음씨였던 ‘엣지스’ 바의 사장이 어떤 이유에선지 어느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특별 이벤트를 개최하겠다고 단골손님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한다.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관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뽑아 자신의 전부인 바 ‘엣지스’를 넘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당일. 마침내 사장의 인사말로 이벤트는 시작되고 아직도 이벤트로 가게를 준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손님들이 웅성거리며 쭈뼛쭈뼛 서로 눈치를 보고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참다 못한 ‘엣지스’ 바의 종업원은 사장에게 말 한마디도 없이 이럴 수 있냐며, 어차피 자기는 관심도 없었고, 지긋지긋한 엣지스를 벗어나 헐리웃으로 가서 영화 배우로 대성할 것이라며, 보란 듯 반기를 들지만 어쨌거나 손님들의 밀려오는 주문에 서빙하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이때 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잠들어버린 남자친구를 침대에 남겨둔 채, 나이트 가운에 코트 하나 걸치고 단골 바인 엣지스를 찾은 여자.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자리를 꽉 채운 왁자지껄한 바 분위기에 깜짝 놀라지만, 종업원의 손에 이끌려 얼결에 무대에 올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편하게 낙관적인 꿈만 꾸는 남자친구에 대한 불확신에 매일 밤 잠을 못 이루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고 모든 손님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한편 이제 만난지 100일 째인, 세상에서 가장 닭살 스러운 닭살 커플은 보기만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닭살 커플티를 맞춰 입고와서 닭살 퍼포먼스로 좌중들의 배꼽을 움켜쥐게 하는데, 임신한 여자친구와 함께 단골 바를 찾은 30대 중반의 한 남자는 여자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나 아기 가졌어!”라고 신이나서 이야기하자 ‘쿵!’하고 돌덩이가 떨어지는 환청을 들을만큼 충격을 받는다. 남자의 반응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여자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옮겨가지만 남자는 밀려오는 걱정에 여자의 말이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때마침 옆자리에 혼자 앉아 술에 취해있던 고교 동창생인 듯 해보이는 남자를 발견하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듯 합석을 권유하며, 얼토당토 안은 고딩시절의 갖가지 추억을 떠들며 여자친구와의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나오려 애 쓴다. 그 순간 위기의 불씨가 엉뚱한 데로 튄 것일까? 혼자 취해있었던 이 동창생에게 아까부터 계속 핸드폰이 걸려오지만, 남자는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고 무시하더니, 아예 전화기를 꺼버리며 중얼거린다. “출장 중에는 전화하지 말라니까…… 짜증나게~” 그때 홀의 마이크를 타고 차분하게 흘러나오는 소리.. “알았어 자기야.. 전화 안하고 말로 할 게……” 알고보니 여자 친구가 ‘엣지스’의 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이야기를 읽고, 출장간 남친 없이 홀로 있을 크리스마스 이브도 재미있게 보낼 겸, 남친 몰래 바를 자신이 수상해서 깜짝 선물로 주려는 꿈에 부풀어 여기까지 찾아왔던 것. 여자는 자신이 배운 것 없이 무식하고, 친구들도 모두 형편없다고 무시했던 남자이지만 그 남자에 대한 사랑만으로 자신을 바꿔나가겠다며 자신을 떠나지 말것을 호소한다. 여자의 노래는 애절하고 애절한 노래에 어울리지 않는 못배운 티나는 육두문자마저 섞여나오지만 어느새 바의 손님들은 모두 여자의 편이 되어 남자에게 사랑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남자에게 약속의 원샷을 할 것을 외친다. 남자.. 얼결에 원샷하고, 여자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어느새 남자 옆에와서 볼에 키스를 한다. 사람들 환호성!
그러고보니 바의 분위기가 재미있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모여있는데 모두들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함께 웃고, 울고, 동조하고 성도 내면서 세상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과 위로를 얻기 시작한다. 모두들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함을 느낀다. 누군가 용기내어 얘기한다. 그 동안 나는 이 세상을 너무나 가식적으로만 살아왔다고. 난 남들의 눈 높이에 맞춰진 ‘스펙’에 맞춰진 거짓 인생을 내 인생이라 믿어왔었다고…… 우리 오늘 이 순간만큼은 벌거 벗고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사람들이 너도나도 동의하더니 분위기가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센스 있는 ‘엣지스’ 사장님 모두를 위해 골든벨을 울린다. “까짓 거 ‘바’도 넘기는 데 술 한잔 못쏘겠습니까?” 그러자 “이 술은 우승자가 모두에게 쏘는 걸로 하죠! 내가 쏘는 게 될 거요!” 하며 모두의 환호성 속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은 깊어만 간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사람들의 이야기도 더욱 재미있어진다. 동창회에 다녀온 한 커플은 10년 전 우리보다 잘나갔던 애들이 지금은 다 별볼일 없어졌다며, 좀 야비하지만 통쾌하다며 웃으며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이들은 자리로 돌아와 원 플러스 원 쿠폰으로 맥주를 주문한다. 이때 엣지스의 문이 활짝 열리고 얼굴에는 눈물로 마스카라 자국이 얼룩진 여자가 들어온다. 학창시절 줄곧 킹카들과 연애하다가 차인 이 여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밤 직장에서 만난 꿈 같은 스펙의 남자를 자기 집으로 꼬셔 육탄전을 불사하고, 모든게 착착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샤워하고 나왔을 때 남자는 사라지고 침대 위에 “우린 맞지 않는 것 같아”라는 쪽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반쯤 미쳐서 거리를 뛰어다녔다. 하지만 결국 깨달은 것은 이제는 남자가 아니라, 내 자신과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을 위해 떠나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항상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찾곤 했던 따뜻한 마음의 고향 ‘엣지스’에 와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엣지스’ 사장님의 진심어린 포옹에 조심스레 눈물을 짖는다.
이때 조용히 구석에 홀로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일어선다. 오늘의 이벤트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우승하고 싶었다는 이 사람. 그런데 바에 앉아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박수치고 술도 마시다보니 어느 누구도 진심어린 소중한 사연을 담고 있지 않은 이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며 고백한다. 사실 홀어머니가 병마와 싸우고 계시고, 수년간 지속되온 항암치료로 재산을 모두 탕진해버려서 마지막 희망으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엣지스를 본인이 받고 싶었지만, 이제 하고 싶은 말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어머니가 세상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치않고 이겨내실 수 있도록 함께 축복해달라는 것뿐이라며, 그는 자신의 말을 마치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미련없이 엣지스를 떠난다.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사이로 한 여인이 뭔가 큰 결심을 한 듯 걸어 나온다. “전 오늘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 고백을 하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세상에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한 사람에게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내 손을 잡으라는 고백을 하는 그녀와 그녀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던 한 사람.. 탁자 위에 놓여있던 촛불을 들고 무대로 걸어 나간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함께 촛불을 바라본다. 그 사람은…… 여자다. 그리고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는 엣지스의 모든 사람을 증인으로 두 사람이 촛불의 언약식을 치루는 소중한 날이다. 손님들 모두 진심어린 축복의 박수를 보내고 지금 이 순간 엣지스는 바깥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에덴 동산이 된다.
사람들의 박수 속에 어느새 시간은 밤 12시가 다 되어가고 이제 엣지스의 사장이 나와 오늘의 우승자를 발표하려고 한다. 그때 누군가 불현듯 질문을 던진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그런데 대체 왜 사장님이 이런 이벤트를 만들었으며,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듣고 싶다고 한다. 사장이 주저하자, 사람들 사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누구도 이 상은 받지 않겠다며 버틴다.
20년 전, 사장이 언젠가 뉴욕 최고의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겠다는 꿈을 꿨던 젊고 가난한 화가였던 시절, 빈 주머니에 빈 배를 채우려 종종 이 엣지스 앞에서 행인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곤 했는데, 어느 날 피츠버그에서 왔다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화가는 그녀를 모델로 최고의 작품을 그려나가는데 그림이 완성되기 직전 그녀는 떠나야만 했다.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여기 엣지스에서 보자는 말과 함께. 이후 사장은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마다 엣지스에 찾아와 그녀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화가로 성공한 그는 엣지스가 헐릴 위기에 처하자 가게를 사들여서까지 그녀를 기다린다. 그사이 그녀를 찾아 피츠버그를 다녀보기도 하고, 수소문을 해가며 수십년을 기다렸지만 끝내 그녀를 만나지 못한 사장. 그런데 얼마전 병원을 찾은 사장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게 되자 모든 걸 버리고 그녀를 찾아 떠나려한다. 사장의 사연을 듣자 분위기가 숙연해지지만, 사장은 애써 손님들에게 누구의 사연이 가장 좋았는지 의견을 묻고, 손님들은 서로 양보하며 우승자를 추천하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진다. 그때 마침 근처 남성전용 성인 클럽에서 랩댄스를 추는 일을 마친 댄서 언니 둘이 꺄르르 수다 떨며 들어온다. 그녀들은 ‘이벤트가 벌써 끝난 건 아니겠지?’라며 자신들이 비록 지금은 이렇게 살지만 진실한 사랑을 준비가 되어있다고 노래한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일등이라는 듯, 관객을 유도하며 가게 서류 봉투를 거의 빼앗듯 하는데, 종업원은 “이건 아니다. 쟤들이 사장을 하면 여기 완전 니나노 된다”며 봉투 빼앗아 도망치고, 언니들은 “뭐, 너 지금 우리 무시하니?”라며 쫓고 도망치고 잡으러 다니고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무대 어두워진다.
몇 년 후, 크리스마스 이브. 바 ‘엣지스’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가자들이 공동 주주가 되어 운영하고 있다. 한쪽 벽에는 사장님의 미완성이었던 그림이 완성되어 걸려있다. 그때, 엣지스 직원이었던 그 이가 폼나게 들어온다. 꿈꾸던 인기스타가 되어 돌아온 것. 자신의 영화 포스터를 사장의 그림 옆에 폼나게 걸어놓는다. 사람들 사장을 추억한다. 그래, 우리 최고급 위스키 한 병 걸고 그때처럼 이벤트를 해 보자. 가장 소중한 이야기를 하기로……
[공연일시] 2010년 11월 23일(화) ~ 2011년 1월 16일(일) 화, 목, 금 오후 8시 / 수 오후 4시, 8시 / 토, 일 오후 3시, 7시 (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장소] 대학로 더굿시어터
[관람료] R석 55,000원 / S석 44,000원
[문의] 02)548-1141 / www.showf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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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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