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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오갤러리 첫 번째 '세오 영아티스트'
이일우 작가‘박제의 초상’
서울 서초구 세오갤러리가 3월 12일부터 4월 2일까지 이일우의 사진전 ‘박제의 초상’을 연다. 살아있는 동물이 아닌 박제된 동물의 빛과 어둠을 극명하게 대비시킨 15점의 초상사진 시리즈를 선보인다.
날카로운 부리를 가지고 암벽에 발을 딛고 서있는 매,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양, 기척에 귀를 세우는 다람쥐, 먹이를 발견해 입을 벌리고 있는 악어 등의 사진이 걸린다. 사진은 그들만의 자연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을 때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비쳐 바로 발견된 순간과 같은 상황을 재현했다.
작가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빛을 이용해 박제된 동물에 생명을 부여한다. 생명을 얻은 박제동물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대상이 돼 화면 중앙에 배치된다. ‘박제의 초상’시리즈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쌍방형의 역동적 관계를 형성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둠과 빛이 교차하면서 사진 속 동물들은 박제가 아닌 살아있는 시선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김미진 홍익대 교수(서울 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는 “이일우의 사진은 박제동물에게 빛을 사용해 생명을 불어 넣어주며 그들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이미지라는 환영의 상과 영원히 살아있는 실상, 연출된 상황이 겹겹이 얽혀 많은 중층적 의미를 갖고 있다. 박제는 대상의 세계를 영원히 지배하고자하는 사랑과 죽음의 비극적 이중성이 내포돼 있다. 박제하는 자에 의해 대상의 극적인 형태가 결정지어져 하나의 조각품처럼 표상되어진다.”
김 교수는 “이번 작품은 시간적 요소만이 아니라 조형적 요소로서 입체, 설치, 빛, 회화적 요소, 상황이 모두 계획되어 사진으로 녹아들어간 총체적인 작업”이라며 “렘브란트가 빛을 찾아 인물의 내면을 그린 것처럼 박제동물은 빛과의 관계에서 털과 껍질, 야성의 일부분을 구체적이며 섬세하게 드러내면서 회화처럼 생명력의 파장을 만들어 낸다”고 평했다.
이일우는 박제에 빛을 주어 생명력을 만들어내듯 사진에 흑백시대의 형식을 취하며 디지털시대의 잃어버린 사진 본래의 정체성에서 출발한 새로운 탐구를 시도한다. 갤러리 1층 입구에는 이일우 작가가 지난해 도쿄에서 전시했던 ‘인-비트윈’ 초상사진 시리즈 중 5점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 일시] 2009년 3월 12일(목) ~ 4월 2일(목)
[전시 장소] 세오갤러리 1, 2층
[문의] 02)583-5612 / www.seo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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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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