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오르면 서울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허경민 씨. 그의 안내를 받아 남산 속으로의 산행을 시작하자.
‘어떻게 하면 남산을 좀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을까’ 밥을 먹을 때조차도 남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한 허경민 씨.
그는 1996년 남산을 처음 접한 이후 6개월간 자료를 모아 남산을 소개하는 영어 홈페이지(http://www.geocities.com/CollegePark/Quad/3738)를 만들었다. 남산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일일이 발로 뛰며 남산의 역사. 명소 등을 확인·기록했다.
지금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남산에 관한 문의가 줄을 잇는다.
남산, 이래서 좋다
서울의 명소는 여럿 있지만 서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소는 남산이 유일하다. 한 국가의 수도 중심부에 남산만큼 빼어난 산이 들어서 있는 것은 지구촌을 통틀어 유례가 없는 일이다. 남산에 올라야 비로소 서울을 봤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남산은 빼어난 경관뿐 아니라 산을 오르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역사의 흔적들로 인해 손쉽게 한국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정갈하게 꾸며진 산책로는 심신을 다질 수 있는 조깅코스로 이용되며 자연학습과 실습을 겸할 수 있다. 또 남산타워 안에 있는 지구촌 박물관도 남산을 유익하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다.
남산 100배 즐기기
남산을 오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시간이 좀 넉넉한 사람이라면 지하철 3호선 동국대학교 역에서 내려서 장충단공원을 끼고 신라호텔 방향으로 올라간다. 은행나무가 줄지어 있어 가을에 더욱 운치를 느낄 수 있으며 삼림욕에도 좋다. 남산 국립극장 뒤편에는 활 쏘는 정자인 석호정이 있다.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금은동을 휩쓴 양궁 강국의 위상이 이곳에도 담겨있을 듯하다.
일정이 빠듯한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호텔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두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을 택한 뒤 5분 정도 더 걸어가면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온다. 케이블카 스테이션에서 내려 남산산책로를 따라 걷노라면 간간이 귀여운 다람쥐가 나와 반겨주기도 한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와룡묘도 눈 여겨 볼만하다.
또한 남산에는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약수터가 10곳 있으며 백범광장을 지나 소월길로 가는 차도를 건너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으로 길로 접어든다. 봉수대에 올라 연인과 사랑의 서약을 해보는 것도 추억을 만드는 한가지 방법. 봉수는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 통신매체로 사용되어 왔는데 5개의 솟는 불길의 숫자로 상황을 알렸다. 불길이 1개면 ‘평안’, 2개는 ‘적 출현’ 3개는 ‘적 국경접근’ 4개는 ‘적 국경침범’ 5개는 ‘적과 접전중’ 을 의미한다고 한다.
허경민씨는 앞으로도 계속 남산을 보다 깊이 알아 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목적은 학문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한국을 찾고 한국을 알고 싶은 관광객을 위해서라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남산에 대한 궁금증에 쌓여 있다면 그에게 E-mail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정보도 얻고, 좋은 친구도 사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