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한나라의 독특한 문화와 민속이 깃든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화폐는 우리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동에 자리한 화폐박물관은 시대별로 변천해 온 화폐를 통해 우리나라 회폐제조의역사와 전통적인 화폐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88년 설립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국가가 정책적으로 화폐를 만들어 유통시키려 한 시도는 고려 성종 15년(996년) 건원중보라는 철전을 만들면서 비롯되었다. 물론 선사시대나 삼한시대, 그리고 삼국시대에도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매개물로 쌀 등 곡물류와 모시 등 직물, 금·은 등 귀금속이 사용되기도 했으나 이는 단순히 원활한 물물교환을 위해 생겨난 하나의 수단이었을 뿐 국가기관에서 인정한 화폐의 기능을 갖추지는 못했다.
고려왕조는 물물교환 위주의 거래를 극복하고 중앙집권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민간에서 사용되는 쌀이나 베 등 물품화폐의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인 건원중보를 만들어 그 이듬해부터 1062년까지 통용토록 하였다．
조선조 역시 쌀·베 중심의 물품화폐 유통체제를 명목화폐 체제로 바꾸기 위해 일종의 지폐인 저화와 조선통보 등의 주화를 유통시키려 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상업의 발달과 함께 숙종 4년인 1678년 상평통보가 발행, 전국적으로 일반적인 교환수단으로 사용되면서 화폐경제의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상평통보는 흔히 엽전이라고도 불렀는데 이는 민간에서 한닢(葉), 두닢 등으로 헤아린데서 유래된 것이다. 이어 고종은 금·은 본위 화폐제도를 채택, 독일로부터 근대 조폐기술을 도입해 1888년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15종류에 달하는 금·은·동전을 제조, 유통시켰으며 일제강점기 때부터 은행권이 발행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가정동 한국조폐공사내에 자리한 화폐박물관은 시대별로 변천해 온 화폐를 통해 우리나라 회폐제조의역사와 전통적인 화폐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88년 설립되었다. 10만여점의 보유자료 중 6천여점의 전시물을 시대와 종류별로 구분하여 우리나라 1천년 화폐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제1전시실(주화실)에는 한국 최초의 주조화폐인 건원중보(996)를 비롯해 해동원보(1097), 조선시대의 대표적 화폐인 상평통보 등 고려·조선·근대주화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외국 주화로는 역대 올림픽 기념주화·별전·개금전(開金錢), 그리고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어전(魚錢), 도전(刀錢) 및 BC 670년에 주조된 세계 최초의 합금주화인 리디아 화폐도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실(지폐실)에는 한국 최초의 지폐인 일본 제일은행권·조선은행권, 1950년대 초의 한국은행권 등 지금까지 발행된 화폐가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또한 여기에는 지폐의 제조공정 및 돈 만드는 데 쓰이는 종이의 제조과정을 소개한 도표, 인쇄기 및 초지기(抄紙機)의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제3전시실에는 국내외의 각종 우표와 훈장, 크리스마스실과 러시아·북한 등 세계 120개국의 화폐가 전시되어 있다. 영상실에서는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화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2분짜리 슬라이드가 상영되고 있다.
국내외의 각종 화폐문화사료를 체계적으로 전시한 화폐박물관은 화폐역사에 관한 연구·교육기관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
대덕과학연구단지내 과학기술대학 하차, 버스 162, 181번 이용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10월) 오전 10시∼오후 4시(11∼2월)
[휴관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신정·구정·추석연휴, 법정 임시 공휴일(관람료 무료)
[문의] 042-870-1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