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기슭에 자리한 옛 안기부장 공관이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0월 서울시민의 날에 맞춰 문을 연 서울 문학의 집은 전시실, 세미나실, 자료, 정보실은 물론 문학인들을 위한 사랑방 등을 갖춘 휴식공간이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이나 충무로역에서 내려 교통방송국을 끼고 남산기슭으로 올라가면 그림 같은 이층집이 보인다. 신갈나무와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예쁜 집은 한때 서슬 퍼런 안기부장 공관이었다. 현대사의 어두운 기억이 얼룩진 이곳에 '서울문학의 집'이 문을 열었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대지 400평, 연건평 150평 규모의 양옥으로 서울시가 3개월간 개·보수 공사를 거쳐 올 10월 26일 개관했다.
입구에는 'LiteratureHouse·Seoul(문학의집·서울)'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예전에는 높은 담이 에워싸고 있었지만 지금은 대문조차 없다. 작은 정원을 가로질러 열 댓 걸음만 가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1층은 전시실, 세미나실, 자료·정보실과 사무공간이다. 2층은 평범한 가정집 같은 모습이다. '신갈나무방' '은행나무방'이라는 푯말이 붙은 2개의 사무공간에는 책상과 컴퓨터가 갖춰져 있다. 복도를 따라가면 문인들이 모여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 보인다. 지하층은 휴게공간과 자료보관실이다.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에 문인을 초청해 '문학강의'를 연다. 김남조 시인, 소설가 박완서(70)씨가 벌써 이곳을 거쳐갔다. 또한 매주 금요일 이 집 뜰에서는 예술인들과 만나 음악을 들으면서 시와 산문을 낭송하는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 행사가 열린다.
또한 서울시는 문학의 집 개관을 기념해 연말까지 이 곳에서 김춘수 이문열 전숙희씨 등 유명 문인 30여명의 친필전 피천득 구상 조병화 이어령씨 등 원로 문인들의 필기구전을 열고 있다.
또한 내년 6월에 개최되는 월드컵을 문화월드컵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월드컵 기간 중 월드컵 참가국(32개국)의 저명작가를 초청하여 작가와의 만남, 작품발표 및 시낭송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문화 서울의 품격을 높이고, 국제적인 문화명소로 발전시키는 계기도 마련할 예정이다.
[문의] 매주 월요일은 휴관. 02-778-102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