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고개는 해운대해수욕장 동쪽의 미포에서 청사포로 넘어가는 와우산 능선을 따라 송정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말한다. 15곡도의 열다섯 굽이 고갯길 아래 짙은 산림 사이로 보이는 망망대해로 펼쳐진 해운대 바다를 황금색으로 채색하며 떠오르는 해운대의 월출은 가히 아름다워 일찍이 많은 시인, 소설가, 묵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달구경을 하기 위해 수많은 부산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이곳 달맞이고개로 몰려든다.
봄이면 길가 언덕 쪽으로 벚꽃이 만개하여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밤에는 달빛과 하얀 벚꽃이 조화를 이뤄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어 달맞이고개 제2의 절경을 이룬다.
일출과 월출 광경을 가장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1983년 7월30일에 건립된 동산비는 자연석으로 기단부와 비신으로 이뤄져 있다. 기단부 길이는 2m, 폭 70cm이며, 비신은 높이가 2m, 폭 1.5m로 앞면에는 달맞이 동산이란 글씨가 음각되어 있고, 뒷면에는 춘원 이광수 선생이 노송 우거진 푸른 숲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달을 보고 노래한 '해운대에서'란 시가 국전 초대 작가 고동주씨의 글씨로 새겨져 있다.
또한 지난 97년 2월에는 달맞이 정자인 해월정(海月亭)이 건축되었는데 고풍창연한 분위기와 더불어 대보름 달빛과 어우러진 바다의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다.
달맞이 고개 입구부터 해월정 부근까지 형성되어 있는 카페(cafe)촌은 연인들의 오붓한 만남의 장소를 제공해 준다. 30여개의 카페들이 저마다 대형 유리창과 2층에 널찍한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 이곳에서 새벽달이 질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바다에 떠오르는 눈부신 일출도 볼 수 있다.
달맞이 고개는 일월출의 장관을 이루는 명소로서 뿐만 아니라 낭만적인 드라이브코스와 문화의 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세계적인 예술가의 진품만을 선보이는 동백아트센터와 특색 있는 사진을 전시하는 051포토 갤러리 등 다양한 전시관들이 들어서 있고, 특히 여명의 눈동자, 제5열 등으로 유명한 부산 출신의 추리작가 김성종씨가 세운 추리문학관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인 와우산 대보름달 전설
옛날에 해운대 어느 양반집 도령이 사냥을 좋아하여 매일 사냥을 나갔다. 어느날 도령은 와우산 계곡에서 나물을 캐던 미모의 처녀를 만나게 되었다. 도령은 처녀에게 "무슨 짐승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고 물었는데 처녀가 못 보았다고 하자 도령은 그냥 아쉬운 듯 지나갔다.
한참 후 어디서인지 송아지 한 마리가 다가와 처녀 앞에서 음매음매 울며 갈 줄 몰랐다. 날이 저물어 처녀는 귀가하게 되었는데 송아지도 처녀의 집까지 따라왔다.
그날 송아지는 처녀의 보호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처녀는 송아지를 데리고 어제 갔던 계곡으로 나물 캐러 갔는데 이제까지 따라오던 송아지는 간 곳이 없고 어제 만났던 도령이 나타나 처녀와 인사를 나눈 후 헤어지면서 내년 정월 대보름날 달이 뜰 때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후 도령과 처녀는 서로 연모하게 되었고, 이듬해 정월 대보름날 달이 뜰 때 다시 만나 달을 보고 서로가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소원하여 그 뜻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소문이 방방곡곡에 퍼져 그 때부터 선남선녀들은 정월 대보름날 와우산에 올라 달에게 그들의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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