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들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발자취를 모아 놓은 산악박물관. 이곳에는 우리나라 산악등반에 획을 그은 산악인과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증한 각종 등산용품들이 193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등산의 태동기는 일제시대이다.
선구격인 양정고 산악회와 세브란스의대 산악회가 생기면서 엄홍섭, 양두철씨 등의 유명산악인이 배출되었고, 1945년 9월에는 한국산악회가 창립되었다. 80년대에 이르러서는 고상돈, 허영호씨와 같은 세계적인 산악 영웅이 탄생하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산악문화회관 내에 위치한 산악박물관은 60여년의 한국등산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이 곳은 산을 즐기는 일반인들의 등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전문산악인들에게는 선배들의 앨피니즘을 오롯히 느끼게 하기 위해 개관하였다.
전시장 입구에 서 있는 실제 산악등반에 쓰이는 물건들로 완장한 실물모형 마네킹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40여평 규모의 전시실에는 기증자들의 이름이 부착된 등산장비와 물품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1930∼40년대 전시품에는 전시물 중 가장 오래된 가죽 등산화 바닥에 삼줄을 붙인 등산화를 비롯해 스키 등산에 사용했던 스키와 스키화가 있다.
1950-60년대로 넘어오면 전쟁 후 미군에서 흘러나온 버너와 아이젠, 취사용구인 반합 등이 전시되어 있고, 뿐만 아니라 미국 산악인 이본 취나드가 한국 군생활시 시제품으로 만든 해머도 눈에 띄는데 이는 신당동의 한 대장간에서 제작한 것이라 한다.
국내 등산장비의 개척시대라 할 수 있는 1970년대에는 등산활동에 공로가 큰 김수길의 피켈, 아이젠 등과 1972년 2월 산악조난구조대 발대식에서 구조대원에게 지급됐던 등산용 헬멧이 비치되어 있다. 구조대라고 선명히 쓰인 빨간색 헬멧은 국내에서 최초로 제작된 등산용 헬멧이기도 하다.
한켠에는 우리나라 등반 역사상 가장 슬픈 사건인 1969년 2월 '설악산 10동지 조난사고' 당시의 현장과 구조활동 사진을 비롯해, 당시의 악몽을 잊지 않도록 눈사태 매몰현장에서 발굴한 스키유품을 벽면 한 쪽에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히말라야 8천미터이상 봉우리 등반자들의 피켈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는 맥킨리봉을 등정하다 숨진 고상돈의 피켈, 에베레스트 등정 당시 허영호가 사용했던 피켈, 1962년 최초의 해외원정지인 히말라야 다울라기 정찰에 쓰인 피켈, 최초의 여성 에베레스트 등정가 지현옥의 것까지 모두 10여종이 전시되어 있다. 그 맞은 편에는 마라토너 손기정의 등반 장비가 비치되어 있다.
오늘날 물품들은 각종 인스턴트 식량과 암벽등반 장비, 설빙벽 등반장비, 버너, 라이터까지 실제 산악등반에 필요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상설 전시 외에도 앞으로는 고소 등반 장비전, 산악사진전 등 기획 전시가 열릴 예정이며, 한국산악회관 건물 3층에는 산악도서관이, 지하에는 이기섭 사랑방이 있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역삼동 740-10번지 한국산악문화회관 찾아오는 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3번 출구, 도보 5분 거리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휴관일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문의 02-558-3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