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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과 가장 가까운 신앙 - 솟대

저무는 들길을 따라 터벅터벅 옛마을로 들어서면 노을진 하늘가에 슬픈 새 한 마리가 떠 있다. 솟대. 긴 장대 위에 앉아 바람이 불면 하늘 높이 훨훨 날아오를 것만 같은, 나무로 만든 새. 그 솟대는 마을 사람들에게 든든함과 평안함을 주면서 땅에 발을 깊이 묻은 채로 그렇게 서 있었던 것이다.

솟대란

솟대는 긴 장대 위에 새나 오리를 앉혀 놓은 것으로 장대 신앙의 표상물이다.
장승과 함께 마을 어귀에 세워진 이 솟대는 부락의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을 가진 것에 더하여 부락민들의 소망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이 가정의 경축이나 기도할 때, 또는 과거에 급제한 자가 자기의 과시와 가문의 행운을 기원할 목적으로 세우기도 하였다.
마을 입구에 우뚝 서 마을에 들어오는 모든 액이나 살(煞), 그리고 잡귀를 잡아주고 마을에 사는 이들은 그들에게 부락의 안녕과 수호, 그리고 풍농을 기원하는 것이다.

또한 솟대는 아마도 북아시아 샤머니즘의 문화권 안에서, 세계나무(World Tree)와 물새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매우 오랜 역사성을 지니는 신앙대상물로 생각된다.
그 기원이 청동기시대로 소급될 수 있을 만큼 매우 오랜 역사성을 지니며, 그 분포도   만주, 몽고, 시베리아, 일본에 이르는 광범한 지역에 나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솟대가 안정된 농경마을을 사회구성의 기초단위로 했던 한국의 역사속에서 마을의 안녕과 수호를 맡고, 농사의 성공을 보장하는 마을신의 하나로 변모해 갔던 것으로 보인다.

솟대는 나무장승과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을 만큼 장승과 같이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솟대 단독으로 세우는 곳이 없지는 않다. 그렇게 보면 솟대는 장승과 더불어 한국의 민속신앙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솟대의 역사

솟대신앙의 역사는 장승의 그것보다 훨씬 이전으로 올라간다. 삼한시대에는 각 부락마다 천신에게 제를 지내는 소도(蘇塗)가 있었는데, 그 소도에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또 대전에서 출토된 농경문 청동기의 문양에 농부가 쟁기로 밭을 갈고 있는 뒤로 긴 장대 위에 새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그림이 있다. 그것을 지금의 솟대라 하는 견해들이 학자들 사이에 지배적이다.

솟대의 모양

솟대의 모양은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긴 장대위에 새가 올라 앉은 것이다.
그 외에도 긴 장대만 세워 놓는다거나 하는 것들도 있으나 새와 장대 두 가지로 구성된 것이 일반적이다.
장대에 먹이난 왼새끼줄로 용틀임이라 하여 나선형으로 감아 올리며, 때로는 푸른색과 붉은색 헝겊으로 역시 비스듬히 감아 올리기도 한다.

솟대의 구성

솟대를 구성하는 것은 장대와 그 위에 앉힌 새이다.
오늘날에 와서 볼 때 장대는 새를 앉히기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만 보이고 그것이 어떠한 의
미를 지니는지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의 전체 모습을 표현하여 솟대, 짐대란 명칭으로도 많이 불렀던 것을 보면 장대에 대하여도 중요한 인식이나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새의 부리나 목에 예단(禮緞)을 걸어 바칠 뿐 아니라 장대에도 통북어, 실타래, 헝겁, 새끼줄, 소, 돼지의 턱뼈 등을 폐백으로 매어 달아서, 깊은 신앙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솟대의 의미

긴 장대는 예로부터 신간(神竿)으로 섬겨지기도 했는데 그것은 긴 장대를 통해 신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올 수도 있으려니와 인간들이 신에게 가까이 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장대 위에 올라앉은 새는 거의 기러기 따위들로 까마귀를 올리는 남부지방이나 제주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물새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전라도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돌로 만든 당산이나 짐대 따위들엔 거의가 통통한 오리를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이는 풍요와 다산을 뜻하는 오리에 대한 특징적인 의미말고라도 물새가 하늘과 땅, 그리고 물을 모두 활동의 근거로 삼는 것에서도 기인한다.
인간이나 동물들 혹은 다른 산새들이 하늘이면 하늘, 땅이면 땅을 무대로 삼는데 반해 물새들은 농경사회에서 필수적인 모든 것들을 그들의 무대로 삼는다는 점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솟대는 앞서 이야기한 기능 이외에 물을 상징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마을에 불이 나지 않게 세우는 곳도 있다. 이는 한옥에서 가장 높은 곳을 용마루라 하는 것과 같다.
용은 영물이면서 물을 관장하는 동물이나 나무로 지어진 한옥에서 가장 무서운 화마로부터 집을 보호해 달라는 기원성 명칭이기도 하다.
솟대는 또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집에 세우는 경우도 있었고, 장승과 마찬가지로 풍수지리적으로 지세가 약한 곳에 세우는 경우도 있었다.

이상에서 솟대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자면
첫째, 풍농(豊農)기원의 농경문화와 융합된 신앙상징물
둘째, 장대(기둥)와 물새류의 철새인 오리가 갖는 상징성으로 대표되는 종교적 의미의 신앙대상물
셋째, 마을입구와 뒤쪽 모두에 세워 마을의 신성을 지키려 했던 수호신으로서의 의미



신앙의 상징물 - 새
솟대의 새가 갖는 신앙적 의미는 다양하다. 적게는 개인의 안녕에서부터 나라의 부귀까지 하늘로 통한다고 믿었던 새에게 그들은 자신의 삶과 죽음을 맡겨놓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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