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천주교의 초기 역사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순교의 역사이다. 미리내 성지는 우리나라 초대 신부인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많은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최대 성지로 이곳을 찾는 순례자만도 1년에 1백만 명에 이른다.
미리내 성지는 우리나라 천주교의 산 역사이기도 하다. 1801년 신유박해로 인해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안성의 미리내 산 속으로 이주해 오면서 천주교 신자 교우촌을 이루었으며, 밤이면 집집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달빛 아래 비치는 냇물과 어우러져 마치 은하수처럼 보였다고 하여 미리내라 불리게 되었다.
그 당시 전국의 3대 시장 가운데 하나였던 안성시장에 옹기를 구어 팔면서 생활해 나갔다. 당시 시장은 물물교환뿐만 아니라 정보교환의 장소로도 이용되었기 때문에 시장을 통해 정세의 변화도 파악하고 천주교 신자들끼리 서로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김대건 신부는1845년에 사제 서품을 받고 미리내 교우촌을 왕래하며 포교활동을 벌였다. 뛰어난 지식과 깊은 신앙, 놀랄 만한 언변으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뜻을 굽힐 줄 모르는 깊은 신앙으로 인해 26세의 젊은 나이에 순교하였다.
국사범으로 형을 받은 죄수는 보통 사흘 뒤에 연고자가 찾아가는 것이 관례였으나, 김대건 신부는 장례도 금지되어 참수된 자리에 묻고 파수를 두어 지켰다. 김대건 신부를 따르던 이민식(빈첸시오) 교우가 시신을 몰래 빼내어 200여 리나 옮겨와 미리내 교우촌에 안치하였다. 김대건 신부가 안장된 옆에는 대주교 주교인 페레올 고주교, 김대건 신부의 어머니인 우르술라, 미리내 본당 첫 주임인 강도영 신부, 최초의 만주 선교사로 미리내에서 여생을 마친 최문식 신부,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옮겨온 이민식 교우 등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현재의 미리내 성지는 1974년 2대 수원 교구장에 취임한 김남수 안젤로 주교가 미리내 성지개발에 착수하였으며, 1976년 정행만 신부가 미리내 성당에 입주하여 '기도하는 성지'로서의 미리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어 1984년 한국순교자 103위가 시성될 때 김남주 주교는 미리내에 시성 기념성당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1987년에 착공하여 1991년 5월 천주 성삼성당이 완공되었다.
성지에 들어서면 성지 한 가운데 웅장하게 서있는 기념성당이 눈에 띤다. 이 성당은 천주교 103위의 시성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고, 기념성당 뒤쪽으로 난 '십자가의 길'에는 예수가 로마병사에게 붙잡혀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받다 무덤에 묻히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져 있는 청동조각 15점이 서 있다. 김대건 신부의 무덤과 아래턱뼈가 모셔져 있는 경당, 김대건 신부의 동상, 성모성당, 겟세마니 동산(여기저기 나뒹구는 바위를 자연 그대로 이용한 동산) 등을 돌아보는데 2∼3시간이 소요된다.
미리내 성지는 천주교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매일 순례자들이 끊이지 않으며, 주말이면 5천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찾아와 1년이면 1백만명이 찾는 천주교의 최대 성지이다. 또 '기도하는 성지'라는 정신에 맞게 현재 수도자 수만도 15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위치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개방시간 06:00~18:00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안성시내에서 미리내 성지행 시내버스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신갈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11.8 ㎞쯤 달리면 용인I.C이다. 여기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남쪽 46번 국도를 따라 13.2 ㎞쯤 달리면 용인을 지나 송전(이동)삼거리다. 이곳에서 좌회전, 45번 국도와 헤어져 좌회전하여 2.5 ㎞쯤 달린 뒤, 왼쪽 길로 4.3 ㎞를 더 가면 미리내 성지 입구 주차장에 이른다. 문의 미리내 성지 031-674-12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