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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소반 3

좁은 방에서 좌식생활을 했던 한국민들의 생활풍속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소반이다. 질이 곱게 든 반들반들한 광택, 자그마한 형태, 매끈하고 풍만한 곡선 등이 매력으로 꼽히는 소반은 지역과 그 특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나주반

전라남도 나주 지방에서 만드는 소반. 나대반(羅大盤)이라고도 하며, 통영반(統營盤)과 함께 소반의 기본형을 이룬다.
장방형, 다각형으로 모서리가 원형으로 부드럽게 꺾여 있으며 아름답고 정교한 조각과 매끈한 곡선이 특징. 조선시대에 왕의 수라상으로 진상되기도 했다.
잡다한 장식과 화려한 조각이 없고 나무결 그대로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 색칠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주반은 굵은 테두리에 얇은 1)쟁반을 끼우고 4귀가 각이 지며 굵은 호족(虎足) 또는 개다리 모양의 다리가 달려 있다.
밑면에는 운각(雲脚)이라는 테가 있어 투각되거나 조각 장식이 붙어 있다.
4개의 다리 사이에는 나주반 특유의 凸자형 가락지[中臺]가 견고하게 물려 있어 많은 무게를 받아도 안정감이 있다.

쟁반면의 재료는 은행나무 통판을 최고로 치지만, 대개 피나무판을 사용한다.
잡목은 흠이 많아 잘 쓰지 않으며, 다리 부분은 버드나무나 소나무를 쓴다.
조선 후기에는 다리 선이 날씬해지면서 쟁반면 중앙에 '복(福)' '수(壽)' '희(囍)' 등 수복강녕을 염원하는 글자나 2) 십장생, 3) 사군자 등 장수문양을 새겨 넣었다.

※각주
1) 음식 등을 담아 나르는 데 사용하는 낮은 운두가 있는 편평한 도구. 예전에 한국에서는 떡·음료·주류·다과·음식 등을 모두 사각반·팔각반 또는 원반 등의 쟁반에 담아 운반했다.
쟁반이 음식 운반용으로 사용된 시기는 정확히 모르나 서양 문물이 한국에 들어온 후이다. 쟁반은 용도에 따라 급식용 쟁반·차쟁반·다과용 쟁반·양주용 쟁반·증서용(證書用) 쟁반 등 여러 종류가 있고, 모양도 원형·타원형·사각형·직사각형 등 다양하다.
재료는 나무에 옻칠한 것이나 니스칠한 것이 많았는데 근래에 와서는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된다. 급식용으로는 알루미늄제가 많이 사용된다. 서양의 고급 쟁반은 은제이다.

2) 해·산·물·돌·소나무·달 또는 구름·불로초·거북·학·사슴을 말하는데, 중국의 신선(神仙) 사상에서 유래한다. 10가지가 모두 장수물(長壽物)로 자연숭배의 대상이었으며, 원시신앙과도 일치하였다.
옛 사람들은 십장생을 시문(詩文)·그림·조각 등에 많이 이용하였는데, 고구려 고분 벽화에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 사상은 고구려시대부터 있은 듯하다.
고려시대에는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으로 보아 십장생 풍이 유행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설날에 십장생 그림을 궐내에 걸어놓는 풍습이 있었다.
이 후 항간에서도 십장생 그림을 벽과 창문에 그려 붙였고, 병풍·베갯머리, 혼례 때 신부의 수저주머니, 선비의 문방구 등에도 그리거나 수놓았다.

3) 세한삼우(歲寒三友:松竹梅) 중의 매화와 대나무에 국화와 난초를 더한 것으로 명나라 때 진계유(陳繼儒)가 《매란국죽사보(梅蘭菊竹四譜)》에서 매란국죽을 사군자라 부른데서 비롯되었다.
사군자화는 삼우도(三友圖)와 같이 세상의 오탁(汚濁)에 물들지 않고 고절을 지킨 문인·고사(高士)·화가 들의 화제로 애호의 대상이었다.

통영반

경상남도 통영 지방에서 만드는 소반. 장방형으로 네 귀는 각을 이루지 않고 부드러운 두 곡선으로 굴려 있다는게 특징이다.
반면은 매우 두꺼운 통나무로 되어 있고 한 가운데에 여러 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원통형의 장식없는 다리가 곧게 내려오며, 운각(雲脚)이라는 대가 네 다리 사이를 끼고 있다. 이 운각에 당초와 모란 등의 무늬가 새겨 있으며, 이 밑으로 하중대 하나가 더 받쳐져 있다.

통영반의 재질은 행자목을 상품으로 치고, 더러는 피나무를 쓰기도 하는데 다리는 보통 소나무를 쓴다. 반면은 직사각형의 통판을 파내서 제물변죽을 만들고, 네 귀를 마름모꼴로 굴려서 다듬는다.
다리는 위·아래에 촉을 만들어 끼게 고안되었다. 반면 바로 밑에 운각(초엽)을 대고 웃중대를 대어 다리와 운각을 고정시켰다.
중간에 또 아랫중대를 둘러댄 것이 나주반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다리의 좌우에 족대를 대어 강도를 주었다. 특히 통영은 나전칠기가 발달하여 소반에도 반면에 십장생(十長生)·1) 운학무늬·2) 길상무늬 등을 올리고 3) 옻칠을 한 자개반이 명품으로 등장하였다.
천판의 네모서리는 부드러운 두 개의 곡선으로 둘러져 있고 천판 위에는 여러 문양을 넣기도 하였다.
오늘날 가장 많이 쓰는 형태이 실용적 소반이다.

※각주
1) 구름에 학을 배합하여 만든 무늬. 본래 한국에서 발달한 것으로 고려 말기에 청자 차종(茶鍾)에 상감으로 이 무늬를 나타낸 것이 유명하다.

2) 상서롭고 운이 좋은 것을 상징하며, 또 그런 소원을 담아서 그린 무늬. 신령스럽고 상서로운 동물인 용, 기린, 봉황 등과 상서로운 꾳으로 보상화, 연꽃 등을 많이 넣었다.

3) 옻나무에서 얻는 천연수지 유성도료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예로부터 금속이나 목공 도장용(木工塗裝用)으로 가장 소중히 여겨왔던 도료. 특히 칠기류에 많이 사용된다.
페인트 및 에나멜 등에 비하여 깊이가 있고 무게 있는 예술적 감각 때문에 많이 쓰인다.

해주반

황해도 해주 지방에서 만들어 내는 소반. 특징은 장방형이며 네 귀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꺾여 있고 가장자리가 턱이 지거나 낮게 하였다.
재료는 가래나무를 사용한다. 반면은 직사각형이며, 네 귀를 마름모꼴로 굴렸고, 반면 가장자리는 제물변죽을 한 통판이다.

다리는 반면 아래 쪽 좌우 양끝에 널판으로 세웠는데 밑으로 내려오면서 밖으로 바라졌다. 다리판에는 모란무늬·1) 당초문·2) 卍자문(만자무늬) 등을 투각하였다. 운각은 두 판각을 연결하여 힘을 받도록 구성되어 있다.
해주반의 특성은 반면이 단순 소박하게 처리되었으나, 판각과 운각은 투조되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그러나 투각 장식을 하여서 외형은 아름다우나 튼튼하지 못한 결점이 있다.
다른 지역의 소반과는 달리 양측면에 판각을 붙여 다리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이다.
그래서 외형은 아름다울지라도 구조적으로 다른 소반에 비해 견고하지 못하다.

※각주
1) 덩굴풀 무늬. 중국 전래의 덩굴풀이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이런 종류의 무늬는 특별히 중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북제(北齊)에서 수·당시대에 걸쳐서, 이 당초에 화문(花文)과 포도·석류 등의 과일이 덧붙어서 채색이 다채로워졌다.

2) 卍자 모양을 바탕으로 한 무늬. 연속무늬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그리스 문자의 셋째 글자인 감마(Γ) 4개를 짜 맞춘 모양과 같아서 감마디온이라고도 한다.
고대부터 흔히 사용된 무늬로 불교 등에서는 길상(吉祥) ·원만 ·생명 ·중심 ·통합 등을 의미하며, 그 밖에 세계 각지에서 널리 쓰였다. 독일 나치스의 당장(黨章)도 그것이다.
20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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