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옛날,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유기. 수많은 유기 중 최상품은 단연 경기도 안성에서 생산된 '맞춤유기'였다. 딱 들어맞는 물건을 비유하는 '안성맞춤'이란 말도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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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안성에서 5일에 한 번씩 서는 안성장.
조선시대, 1천여 개가 넘는 전국의 시장 중에 안성장이 손에 꼽힐 정도로 컸던 까닭은 안성이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의 삼남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지방의 상품과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자연히 상품의 종류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예전의 명성이 많이 퇴색해졌지만, 여전히 2일과 7일(2, 7, 12, 17, 22, 27일)이면 어김없이 장이 서고, 전국각지에서 몰려는 중간상인들로 잠시나마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
안성장에서는 안성의 자랑거리로 이 지역의 특산품인 유기(놋그릇)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흥미있는 일이다.
한국에서 애용되어온 놋그릇 중 유독 안성지방에서 만들어진 안성유기가 유명한 이유는, 조선시대 서울 명문양반들이 반상기나 제기를 특별주문해서 사용한 작고 아담한 크기의 고급스런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반 서민들과 이북산간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보리밥이나 기타 잡곡밥을 주식으로 했기 때문에 밥그릇이 컸고, 서울의 양반들은 쌀밥을 먹었기 때문에 작고 아담한 그릇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유기그릇은 '장내기'라하여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보통그릇과 명문사대부 집안에서 맞춤으로 특별히 주문하는 '모춤' 등 두 종류로 제작되었다.
안성유기는 바로 후자인 '모춤유기'로 후일 안성의 유기를 대표하는 말인 '안성맞춤'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한 장본인. (한국에서는 자로 잰 듯 꼭맞는 물건이나 정확하게 들어맞는 일 등을 통칭하여 '안성맞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명문대가에서나 사용하던 안성유기는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이고 웬만한 사대부 집안이 아니고는 쉽사리 주문하기조차 힘들어 일반 가정에서는 안성유기를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냈으며 어렵게 구한 안성유기로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제사때나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제기로 애지중지 여겨졌었다.
한국에서는 안성유기를 중요 무형문화재 제77호로 유기장(鍮器匠)을 지정, 보존하고 있는데 안성에는 유기장 기능 보유자인 김근수 씨가 운영하는 유기공방과 안성유기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유기그릇의 변천사와 유기그릇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안성맞춤유기공방
그릇, 촛대 등 생활 유기는 물론 각종 장식품, 제기(祭器), 불구(佛具) 등 수백여종의 유기 제품을 판매한다. 유기 종류에 따라 1∼2만원까지 에누리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의 031-675-2590 , 서울 명동 한국명품관 02-778-6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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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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