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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상징물 - 새

솟대의 새가 갖는 신앙적 의미는 다양하다. 적게는 개인의 안녕에서부터 나라의 부귀까지 하늘로 통한다고 믿었던 새에게 그들은 자신의 삶과 죽음을 맡겨놓았던 것이다.
솟대의 새는 오리,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해오라기, 왜가리, 까치, 까마귀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오리가 주류를 이룬다.   
오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철새이자 물새로서 솟대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종교적 상징성을 지닌다.
그밖에도 오리는 다산성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들의 종교적 상징성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지적될 수 있다.

물새는 하늘, 땅, 물을 그 활동 영역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늘과 땅만을 활동영역으로 삼는 일반의 들새, 산새보다는 종교적 상징성을 지니기에 충분하다.
이른바 북아시아 샤머니즘의 우주관에서 상계, 중계, 하계의 어느 곳으로도 우주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오리가 갖는 잠수능력은 완전한 재생(再生)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에 잠입함으로서 원래 가지고 있던 형태가 해소되고, 먼저 존재하고 있는 것을 무형태로 회귀시키기 때문이다.
즉 형태의 해소는 새로운 탄생에   의해 이루어지고, 물에 들어감은 삶과 창조의 잠재력을   증식시키는 행위이다.

퉁구스족들이 백조가 물에 들어가는 것을 죽음으로, 창공을 나는 것을 부활로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또한 오리는 비와 천둥을 지배하는 천둥새(Thunder Bird)의 속성도 지닌다.
북아시아 몇몇 족속은 오리의 울음이나 날개짓에 의해 비와 천둥이 친다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오리는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농경마을에서 농경보조신으로서 발달 정착되어 갔던   것 같다.
이는 벼농사 위주의 한강이남의 농경마을에 오리를 앉힌 솟대신앙이 보편화된 배경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오리는 전형적 물새라서 홍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불사(不死)의 새로도 관념되었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송정리와 남면   선창마을에서는 솟대가 수위측정의 역할도 하며 홍수나 기타의 재해로부터 마을을 구원해준다는 믿음이 아직도 전한다.
또한 전북 정읍군 산외면 목욕리와 진안군 마령면 사곡리, 고창군 신림면   무림리에서는 '화재방지'의 물새로서 오리를 솟대 위에 세웠다.

철새로서의 상징성

철새는 계절이 오고 가는 변화를 암시해준다. 그리고 철새는 초자연적 세계로의 여행을 의미하며, 산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혼의 순환적 여행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앞서의 잠수능력은 죽음을 극복하는 부활의 신조(神鳥)로도 관념되었다.
특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물(흔히 강이나 바다로 표현되는)을 건너서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존재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밖에 철새가 갖는 주기성이 농경에 필요한 비를 가져다 주는 계절풍의 주기와도 관련지어졌을지   모른다.

실제로 일부 마을에서는 오리를 정남향으로 해서 풍년을 기원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삼국시대 동물형 토기에서 오리형 토기가 다수를 점하고   있고, 그것도 대구에서 함안에 이르는 낙동강   하류 좌우의 비교적   좁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된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오리가 영혼의   운반체로서 기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장례용품으로서 오리형 토기가   쓰여진 신앙의 배경도 이해할 수 있다.

다산성 조류로서 갖는 의미

오리는 다산성의 대표적인 조류이다. 오리는 닭보다도 크고   무거운 알을 보다 많이 낳는다. 새의 알은 대개 불멸성, 잠재력, 생명의 신비, 생식의 근원 등의   상징성을 지닌다.
그래서 파종시에 주머니 속에   알을 넣고 있는다든가, 받에 알을 파묻는 관습도 있어 온 것이다.
오리 알받이 구멍에 오리알이   아닌 쌀알을 대신 담는 의례 행위는 새의 알과   곡물의 낟알을 동일시하는 믿음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오리와 그   알로써 농경의 풍요를 비는 의례행위인 것이다.
200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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