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승용차로 40여분을 더 들어가야 하는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 해수욕장. 삼복더위에도 한가한 바닷가다. 하지만, 당신은 기억하는지. 죽은 연인을 등에 업고 눈물을 흘리며 걷던 바닷가를. 드라마 '가을동화'의 라스트 씬 촬영지다.
여름이면 수온 16도 안팎의 시원함을 자랑하는 동해 바닷가. 그렇지만, 바다는 여름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겨울에는 그 매서운 차가움에 마음을 씨고, 봄·가을이면 그 고즈넉한 풍광에 넋을 놓게 한다. 더구나, 화진포 바닷가는 예사 해수욕장이 아니다. 뭇 여심을 울리고, 간혹 눈물 많은 아버님도 울리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소다. 최근 드라마 '가을동화'는 중국에 넘어가 절찬리에 방영되면서 주연을 맡았던 송혜교와 송승헌이 한류(韓流)에 합세했다는 소문이다.
"오빠， 이야기 해줘. 오빠 얘기 들으면서 잠자게. 내일은…， 뭐 할껀데" "너 생각하고 너 사진도 정리하고…， 은서 자니?"
그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지를 찾아 가보자. 이별을 준비한다면, 혼자 찾아도 좋고. 사랑의 추억을 만들자면 연인의 손목을 잡고 찾아도 좋다. 혹시 아는가, 당신의 연인을 업어 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생길 지도.
국내 최북단 해수욕장인 강원도 고성 화진포. 속초에서도 자동차로 40여분을 더 가야하기 때문에 사람의 인적이 제법 드문 곳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종영 된 작년 가을부터는 사시사철 광관객이 끊이지 않는 바닷가가 되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드라마의 명장면을 느껴보는 것도 좋고, 근처의 내로라 하는 인사의 별장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김일성도 화진포의 경관에 반해 별장을 지었고， 이승만， 이기붕 별장도 이곳에 있다. 현재는 이들을 한데 묶은 안보전시관이 운영중이다.
특히 해안 언덕에 자리잡아 전망좋은 김일성 별장 계단에는 어린시절 김정일과 여동생 김경희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자리가 표시돼 있다. 별장 앞에 서면 화진포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보전시관 매표소이자 군휴양콘도인 화진포 콘도 입구에서부터는 600여m 송림 길을 만날 수도 있다. 화진포 옆에는 동해안 최대의 석호인 화진호도 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통일전망대가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화진포로 곧장 가려면 진부령을 넘는 것이 빠르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강릉에서 7번 국도 이용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