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내장산을 찾아갈 일이다. 사랑의 마음보다 더 붉은 단풍을 만나러 가야 한다. 바다처럼 펼쳐진 단풍에 마음을 담아둬야 비로소 가을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장산국립공원 풍광의 으뜸은 뭐니뭐니해도 핏빛처럼 붉은 단풍이다. 이곳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15종의 단풍나무 중 11종이 서식하고 있다. 가을이 오면 이들 나무가 빚어내는 색실로로 온 산이 수를 놓아, 오색 비단이 된다.
내장산은 본래 영은사(현재 내장사)의 이름은 따서 영은산이라 불리었다. 그 후 산의 계곡이 양의 창자와 같이 굴곡이 많아 인파가 몰려와도 잘 보이지 않아 마치 양의 내장(內臟) 속에 숨은 것 같다고 하여 내장산(內藏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조 명종 때 희묵 대사가 이 산은 숨겨진 보물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장사에서 오른쪽으로는 서래봉이 있고, 그 맞은 편에는 주봉인 신선봉이 있다. 서래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암봉 밑으로는 단풍나무가 바다를 이룬다. 서래봉 중턱에는 높이20ｍ, 둘레 4ｍ나 되는 ７백년생 단풍나무가 그 역할을 다할 정도로 단풍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 내장산이다. 가을이면 10만이 넘는 인파가 내장산을 찾고,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T.V나 사진을 통해 내장산의 단풍을 마음에 담는다.
내장산 단풍은 잎이 ７갈래로 작고 섬세한 아기단풍으로, 다른 산에 비해 잎이 무성하고, 유난히 붉은 색을 자랑한다. 내장사 주위에는 당단풍을 심어놨으며 ８부능선 위에는 갈색의 굴참나무, 빨간 단풍나무, 노란 느티나무 등이 있어 말 그대로 울긋불긋한 가을을 만든다. 특히 내장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５0∼２백년생 나무숲은 내장산 단풍의 백미로 꼽힌다. 내장산과 연해있는 백암산을 거쳐 백양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는 단풍관광의 필수 산행코스다. 백양사에서 구암사 백학봉을 잇는 일대의 단풍 역시 비경이다.
그렇다고 내장산국립공원이 가을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내장산의 봄이 찾아들면, 벗꽃과 이름 모를 산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여름에 매미소리를 벗삼아 계곡에 발을 담그면 발가락 사이로 송사리 떼가 지나갈 정도로 맑은 물을 자랑한다.
내장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내장산 탐방안내소는 내장사 일주문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면적 227평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1층의 건물이다. 탐방안내소에는 종합전시실, 정보검색시스템, 표본실, 디오라마, 영상실, 자료실, 휴게실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내장산의 동 · 식물 서식지와 생태계, 뛰어난 경관과 명소 등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전시하였다. 또한, 내장산의 대표적인 자연자원과 공원의 문화·역사적 자료를 상영하여 줌으로 내장산국립공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문의 063-538-7874
내장사
내장사는 백제 무왕 636년 영은 조사가 내장산 어귀인 부도전 일대에 건설한 50동의 큰 절이었다. 건축 당시는 영은사로 불리었다. 그러나 1597년 정유재란으로 불타버리고 말았다. 그후 1639년 부용대사가 다시 사우를 만들고 불상을 도금하였으며, 1779년 영운대사가 대웅전 십왕전을 중수하고 명부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51년 1월 12일 한국 전쟁으로 다시 불타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내장사는 한국전쟁 이후 고증자료을 토대로 재건한 것이다.
옛날 내장사가 영은사였던 시절 유명한 정혜루가 있었다. 정혜루는 영은사의 물루로 사세가 한창 번영할 때 세워진 것으로 추측된다. 1467년에 시작하여 1468년에 완공하였다. 성임의 '정혜루기'에 의하면 정혜루의 규모나 모습이 장엄하고 화려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내장사에는 지방문화재인 이조동종이 있다. 이조(李朝)는 조선왕조를 격하하는 단어라 조선으로 바꾸어 '조선동종'이라고 한다. 내장사는 조선시대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동종의 맑은 소리로 산사의 아침을 열고 있다.
금선 폭포
신선봉에서 내려온 신선들이 목욕을 하고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을 지니고 있는 폭포로서 내장사 왼쪽의 금선계곡계류를 따라 올라가면 이 폭포가 나온다. 신선봉과 까치봉에서 발원한 물이 이 폭포를 이루는데, 폭포의 높이는 약 18m 이다. 이 일대는 내장산의 비경지대를 이룬다. 내장사에서 약 1.7km의 거리에 이 금선폭포가 있다.
도덕 폭포
내장산 입구 매표소에서 왼쪽 계곡을 약 350m를 가면 이 폭포가 나온다. 폭포의 높이는 약20m인데 깎아지른 듯 협곡의 석벽을 타고 물줄기가 쏟아진다. 전설에 따르면 백제시대 도적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이 폭포의 맑은 물에서 목욕을 하다가 영감을 느껴 개과천선한 후 도를 닦아 도인이 된 사람이 있다하여 도덕폭포라 한다.
기름 바위
금선폭포에서 신선들이 목욕할 때 속인들이 올라와 넘겨다보지 못하도록 바위에 기름을 칠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금선폭포를 가려면 이 바위를 지나 올라가야 하는데 약 70도 경사의 협곡단애가 약 2m의 폭으로 석문처럼 막혀 있을 뿐 아니라 바닥은 기름을 발라 놓기라도 한 것처럼 미끄럽다. 최근엔 철제발판이 놓여 있으나 장마철에는 물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위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