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산이 남으로 내려오다가 멈춘 곳에 천장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시 치솟아 있는 바닷가에 아담한 마을이 있다. 여기가 남부면 여차 마을이다. 좌우 능선이 양팔을 벌리고 감싸고 있는 아늑한 포구가 인상적인 곳이다. 마을 앞 300m 오른쪽 바위틈을 지나 400여m 펼쳐진 흑진주빛 몽돌밭이 바로 여차 몽돌해변이다. 이곳은 학동몽돌과 더불어 거제도의 2대 몽돌해수욕장으로 손꼽힌다.
여차 해변의 몽돌밭은 조용한 남녘 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진주알처럼 고운 몽돌밭이다. 멀리 태평양너머로 수평선이 가물거리고 물새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풍광 좋은 여차마을의 몽돌해변은 여름철에 해수욕과 야영을 즐기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피서철에도 크게 붐비지 않고 천혜의 아름다움이 별로 훼손되지 않은 해변이다. 지난 96년 상반기의 최대 흥행 영화인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장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해안변은 기암괴석의 만물상과 천년 노송이 동향화를 그려놓은 듯 조화를 이루고 있고 멀리 서남쪽 뱃길 위에는 욕지도, 범벅섬, 국섬, 왕곤섬, 물새섬, 낚시섬 등이 수평선 위에 가물거린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가오도, 대소병대도 등의 다도해가 해금강 뱃길에 있다. 대포도와 형제도가 있고 쌍촛대바위, 쌍용동굴 등의 명소가 있다.
이 지역은 난류와 한류가 교차되는 지점으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 어패류와 해초가 잘 자라고 있는 곳이다. 특히 돌벽에 발을 붙이고 자라는 돌미역은 졸깃졸깃한 감미로운 맛이 특미다. 마을 앞 해상에 서 있는 대소병대도는 동양화 병풍을 쳐놓은 듯하다.
여차로 가는 길은 저구 명사를 경유하여 홍포를 지나는 길이 있고, 다대 다포에서 산록을 돌아가는 길은 고향 길처럼 정취가 넘친다. 그리고 명사 대포 홍포를 지나서 해안변을 돌아가는 길이 비경지다. 천장산의 만물상과 다도해의 벽파수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해안변에 어우러져 있는 동백과 확 트인 바다는 마음 속까지 시원하게 해 준다.
바위틈은 비바람을 피하기 족하고, 주위 바다에는 많은 물고기가 서식하고 해조류가 풍족하다. 여차 마을 서쪽 산을 가로질러 나가는 도로변 돌출부가 벼락바위다. 여기서 바라보는 다도해와 여차해변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